
인간의 몸은 약 3만 개의 유전자로 이루어져 있다.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, 모든 세포가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음에도 간세포는 간의 기능을 수행하고, 신경세포는 전기신호를 전달하며, 근육세포는 수축을 담당한다는 점이다. 이 놀라운 차이는 유전자가 “어떻게 발현되는가”에 따라 결정된다. 즉, 유전자의 존재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유전자 발현의 조절 메커니즘, 그리고 그 발현을 바꾸는 환경적 요인이다. 오늘날 생리학과 의학의 경계에서 급속도로 발전하는 분야인 **후성유전학(Epigenetics)**은이 현상을 설명하며, 건강과 질병, 노화, 심지어 성격 형성까지 새로운 이해를 제시하고 있다. 이번 글에서는 유전자 발현의 생리학적 원리, 후성유전 조절 메커니즘, 환경 요인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, 그..